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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서 꽃을 피워라” 소재에서 바이오까지 융합, 또 융합_IT,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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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보도일 2019.06.24 조회수 187

경계에서 꽃을 피워라” 소재에서 바이오까지 융합, 또 융합_IT,과학

 

 

한국의 과학기술계가 ‘전에 없던 연구’ ‘선도하는 연구’로 체질을 바꾸기 위해 원천기술에 눈을 돌리고 있다.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빠르게 따라잡으며 성과를 쌓아온 ‘패스트 팔로어’(추격) 전략을 버리고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 융합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덕분에 소재나 에너지, 정보기술(IT), 바이오와 같이 오랜 시간 투자가 필요하고 복합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에서 전에 없던 실용적인 원천기술이 창출되고 있다.

○ 소재 강국 이끌 인류 최초 물질 만든다
 

소재는 최근 가장 꽃을 피우고 있는 융합 연구 분야로 손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프런티어사업단’의 하나로 2013년 출범한 하이브리드 인터페이스 기반 미래소재연구단은 연구 소재 자체가 서로 다른 물질 사이의 융합이다. 서로 다른 물질이 잇닿은 곳인 ‘경계면’을 연구한다. 두 물질의 경계면에는 복잡 미묘한 긴장이 흐른다. 마치 남과 북이 잇닿은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비무장지대가 존재하듯, 경계면 앞뒤 공간은 물질이 이루는 전자의 결합 구조나 조성이 특이하게 변해 있다. 전혀 새로운 특성이나 기능을 발굴할 수 있는 원천인 것이다. 김광호 단장(부산대 재료공학부 교수)은 “세계 최고 및 신기능의 경량합금, 배터리소재, 촉매, 센서, 자율전원소재 등 다양한 혁신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며 “사실상 이 분야의 세계적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 역시 자연에 없는 새로운 특성을 갖는 소재인 ‘메타물질’을 연구한다. 물리학과 기계공학 기술을 이용해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한다. 재료 표면에 마치 초소형 아파트단지를 세우듯이 복잡한 구조의 규칙적 패턴을 더해 그곳을 지나는 소리와 빛 등 파동을 제어한다. 파도의 크기와 찾아오는 주기, 방향 등이 방파제나 항구 모양에 따라 변하듯이, 메타물질을 쓰면 빛과 소리 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국방 분야에 쓰일 수중 음향 스텔스 기술이나, 초음파를 이용해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인 DNA 니들(바늘) 패치, 자율주행차용 거리 센서 등을 연구 중이다. 이학주 단장(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메타물질 300개 이상의 물성과 형상, 성능 등으로 구축한 ‘메타물질 공학설계 플랫폼’도 세계 최초의 성과”라고 말했다.

○ 업그레이드된 전자소자, 효율성 높인 전지
 

전자소자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할 융합 소자 연구도 있다. 나노 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은 기존의 실리콘 소재(무기 소재)의 성능과 유기 소재의 장점을 결합해 부드럽고 변형이 잘되면서도 전기적, 광학적 성질이 뛰어난 유연 나노전자소자를 개발하고 있다. 휘어지고 투명한 특징을 갖는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를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전극 등에 적용하고 있다. 연구단은 넓은 면적의 그래핀 제조기술을 확보했고 특허도 출원했다. 또 생명체에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한 인공신경, 고분자를 이용한 유기반도체, 세계 최고의 응답 속도와 민감도를 갖는 암모니아 및 수소검출센서도 개발했다. 조길원 단장(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은 “전 세계 논문의 6%, 국내 논문의 60%를 창출하는 등 이 분야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멀티스케일 에너지시스템연구단은 차세대 태양전지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친환경 수소에너지를 이용하는 연료전지를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셀의 전기에너지 전환 효율(광전효율)을 실리콘 태양전지 수준인 25%로 높이고, 셀을 대형화해 만든 어른 손바닥 크기 모듈의 효율을 20%까지 높이는 게 목표다. 최만수 단장(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은 “올해 24.23%의 효율을 달성해 세계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며 “목표에 이미 근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효율 외에 내구성을 높여 10년 이상 쓸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고체산화물과 수소 연료전지는 무인기와 로봇, 전기자동차, 인공근육 및 소프트로봇에 활용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 거듭나는 정보기술(IT)·바이오
 

 

다차원 스마트IT융합시스템연구단은 바이오, 헬스, 환경, 자동차 등 분야에 활용할 초저전력 소자와 센서, 시스템 기술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환경 감시장치, 다양한 영상을 분석하는 스마트카메라 센서, 뇌 연구를 도약시킬 스마트 브레인센서 등을 개발 중이다. 연구단이 개발한 실시간 휴대용 고해상도 근적외선 뇌 영상장치는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에 버금가는 해상도로 뇌를 실시간 관찰하는 길을 열었다. 국내외 의사 50여 명이 연구에 활용 중이다. 동시에 12기 이상을 충전시키는 무선충전기술, 플라스틱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장치도 기업의 호평을 받고 있다. 경종민 단장(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명예교수)은 “IT를 개발해 국내 창업 생태계에서 재미있는 성공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진단 기술도 의학과 정보통신기술(ICT), 나노, 생명과학이 힘을 모아야 하는 분야다. 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단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재난형 질병이 유행하거나 신종 및 내성 바이러스가 출현할 때 이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조기에 검출하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인플루엔자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메르스 등을 감염 농도보다 10분의 1 낮은 농도에서 20분∼1시간 간격으로 한 달 동안 자동으로 검출하는 시스템이 목표다. 신용범 단장(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역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설치해 전염병을 확산 전에 발견해 막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시료를 검사해 감염 여부를 수분 만에 확인하는 휴대용 검출장비, 미량의 시료에서 진단을 하는 진단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그밖에 지능형 바이오시스템설계 및 합성 연구단은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세포공장을 연구한다.

이들 융합기술은 ‘현실에서 쓸 만한 기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서곤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장기지원을 통해 기초원천기술 연구가 특허 획득과 기술이전, 사업화 등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글로벌프런티어 사업의 목표”이며 “기술 사업화에 성공해 연구단이 스스로 존속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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